청소년 상담

성격이 너무 다른 형제,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비교하지 않고 키우는 부모의 심리학적 접근

insight6473 2025. 4. 15. 10:05

성격이 너무 다른 형제,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비교하지 않고 키우는 부모의 심리학적 접근

1. “왜 이렇게 다를까?” 형제를 키우며 드는 질문

 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형은 조용한데 동생은 산만해요.”
“누나는 혼자서도 잘하는데, 동생은 매번 도와줘야 해요.”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인데도 성격, 감정 표현 방식, 학습 태도까지 모두 다르게 나타날 때, 부모는 당혹감을 느낍니다. 때론 억울하기도 하죠. “똑같이 키웠는데 왜 이럴까?”라는 의문은 결국 비교와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형제의 성격 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 형제 관계, 가족 전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성격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1) 기질은 타고난다

아이의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핵심은 기질입니다. 기질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성향으로, 출생 직후부터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 한 아이는 낮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예민한 반면,
  • 다른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도 천연덕스럽게 반응합니다.

▶ 심리학자 토머스와 체스(Thomas & Chess)는 유아의 기질을
‘쉬운 아기’, ‘까다로운 아기’, ‘느리게 적응하는 아기’로 분류했습니다.
형제 간 차이는 이처럼 선천적인 성향에서 출발합니다.

2) 환경과 경험이 다르다

 첫째는 부모의 기대와 긴장 속에서 자라며, 둘째는 이미 육아에 익숙해진 부모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랍니다.
형제는 동일한 양육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심리적 배경에서 자랍니다.

 

▶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박미정 외(2018)의 연구에 따르면
첫째와 둘째는 부모의 민감성, 반응성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경험하고, 이것이 정서 안정성과 자기 인식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3. 실제 상담 사례로 살펴보는 형제 차이

사례 1: 내성적인 형 vs 외향적인 동생

 초등 5학년 형은 혼자 그림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하고, 2학년 동생은 장난치고 뛰어노는 걸 좋아합니다.
동생은 형과 놀고 싶어 매일 들이대지만, 형은 자꾸 피하고 짜증을 냅니다.

🔍 부모의 반응: “형이 좀 놀아줘라.” → 형은 억울하고, 동생은 미움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 전문가 조언:

  • 형에게는 혼자 있을 권리를 존중해주고
  • 동생에게는 표현 방식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 “형은 혼자 있는 게 좋고, 너는 같이 노는 게 좋구나. 형한테 먼저 물어보는 연습을 해보자.”

사례 2: 완벽주의 첫째 vs 즉흥적인 둘째

중1 첫째는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수에 민감한 반면,
초5 둘째는 자주 잊고 대충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부모의 반응: “형 좀 본받아라.” → 비교는 첫째에게는 압박감, 둘째에게는 열등감을 줍니다.

 

✅ 전문가 조언:

  • 첫째의 책임감은 칭찬하고,
  • 둘째의 창의성과 유연함도 인정해주는 균형 있는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 “형은 계획을 잘 세우고, 넌 갑자기 아이디어 떠올리는 게 빠르구나.”

4. 부모가 빠지기 쉬운 비교의 함정

형제 간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면 부모는 비교에 빠지기 쉽습니다.

  • “형은 공부 잘했는데…”
  • “누나는 혼자 알아서 했어.”

이런 말들은 부모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아이에겐 ‘비교’로 들립니다.

🔍 정혜진(2020)의 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비교 양육은
형제 간 경쟁심, 정서적 거리감, 자아존중감 저하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형제 간 성격 차이는 경쟁의 이유가 아니라, 다양성을 배우는 기회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5. 성격이 다르다면, 반응도 달라야 한다

✅ 양육의 핵심은 ‘같이’가 아니라 ‘맞게’

공평한 양육이란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기질에 맞게 다르게 하는 것입니다.

상황내성적인 아이외향적인 아이
친구와 갈등 “말하지 못했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화를 내고 나니 기분은 어땠어?”
숙제 미완성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 말해줄래?” “지금은 집중 안 되나 보네. 쉬고 다시 해보자.”

이처럼 같은 상황에도 다른 언어와 반응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양육입니다.


6. 부모의 감정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형제 중 유독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 아이,
혹은 유독 짜증이 나는 아이가 있지는 않으신가요?

▶ 이유는 아이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성향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내성적인 부모는 감정 표현이 많은 아이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고,
  • 계획적인 부모는 즉흥적인 아이에게 짜증을 낼 수 있습니다.

✅ 부모 자신을 점검하는 질문:

  • 나는 어떤 아이에게 더 너그러울까?
  • 아이에게 바라는 성격은 내 기준에서 온 건 아닐까?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7. 형제 성격 차이에 대처하는 부모 실천 팁


1. 기질은 성격이 아닌 가능성입니다.

왜냐하면, 기질은 타고난 성향일 뿐, 아이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얼마든지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심한 아이도 충분한 지지와 격려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2. 공평하게가 아니라 공정하게 양육하세요.

왜냐하면, 형제에게 똑같이 대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질, 필요, 상황이 다르면 그에 맞는 방식으로 반응해야 아이는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3. ‘왜?’보다 ‘어떻게 반응할까’를 고민하세요.

왜냐하면, ‘왜 그랬어?’라는 말은 아이에게 설명이나 방어를 유도하지만, ‘어떻게 도와줄까?’는 해결 중심의 대화를 이끌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아이의 정서 안정과 신뢰 형성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4. 각자의 장점을 언어로 구체화해 주세요.

왜냐하면, 아이들은 구체적인 언어로 칭찬을 들을 때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고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연한 “잘했어”보다 “너는 친구 이야기 잘 들어주는 점이 정말 좋아” 같은 말이 아이에게 더 오래 남습니다.


5. 형제 갈등은 승자·패자 없는 조정으로 중재하세요.

왜냐하면, 누가 옳고 그르냐를 판단하면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의 입장을 모두 인정하고, 공감하면서 중립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자신의 감정을 점검하고 반응을 성찰하세요.

왜냐하면, 부모의 감정은 말보다 더 빠르게 아이에게 전달되고, 그 감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을 그렇게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문제보다 내 안의 감정 반응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성숙한 양육의 출발점입니다.

 

다름은 문제 아닌 가능성입니다

형제의 성격이 다르다는 건, 부모에게는 더 정교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형제는 서로의 다름을 통해 조율과 배려, 감정 조절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부모는 그 배움의 장면을 비교 대신 이해로 채워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같은 태도가 아닌, 각자의 성격을 존중하는 다른 반응.
그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지키고, 형제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아이의 성격은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고, 맞춰주는 사랑 속에서 자기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