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

“사춘기 자녀의 연애, 금기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

insight6473 2025. 4. 5. 07:59

 

 1. 청소년기의 변화와 이성에 대한 관심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이 형성되고, 또래 관계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는 시기다. 이 시기의 자녀들은 신체적 성숙과 함께 심리적, 사회적 욕구가 함께 자라나며,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감정적 끌림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제 벌써?”라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걱정이 밀려오지만, 이 시기 자녀의 연애 감정은 비난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와 소통을 통해 지도해야 할 대상이다.

 

 2. 청소년기의 이성교제란 무엇인가?

 이성교제는 청소년이 감정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인간관계 기술을 실습해보는 중요한 사회적 발달의 과정이다. 자아존중감, 정체성, 감정 조절력, 공감능력은 이 시기 연애 관계를 통해 풍부해질 수 있다. 물론 성급한 감정이 실수로 이어지기도 하며,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청소년의 이성교제는 단지 ‘성’이 아닌, ‘자기 이해’와 ‘대인관계 훈련’의 장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3. 이성교제의 유형과 특징 초기 우정형 교제부터 강한 의존적 교제, 단순한 인기 확인이나 호기심에서 비롯된 교제까지 다양하다. 특히 일부는 SNS나 채팅앱 등을 통해 만남이 시작되기도 하며, 만남의 방식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신체적 접촉의 수준도 개개인마다 다르며, 아이들의 가치관과 가정환경, 또래 문화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4. 이성교제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위험 요인 이성관계는 감정의 기복을 일으키고, 갈등과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 있다.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다툼, 이별 후의 실연, 상대방의 과도한 통제 등은 청소년에게 감정적 상처를 남긴다. 또한 성적 접촉이 빠르게 이루어지거나 성적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원치 않는 임신, 성병 감염, 성폭력 등의 위험도 존재한다.

 

                             상담 사례  – 남자아이에게도 필요한 감정 표현 지도

  고1 남학생 C군은 여자친구와의 다툼 이후 “남자는 원래 감정 표현 안 해요. 그런 거 구질해요.”라고 말하며, 분노를 욕설이나 무관심으로 표현했다.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성역할 고정관념은 이후 데이트 폭력이나 자기 억압, 혹은 반사회적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지도와 공감 훈련이 필요하다.

 

 

 5. 부모가 알아야 할 심리적 배경 청소년의 연애는 애착유형,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청소년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실연 후에도 감정적 균형을 찾는 반면, 불안 애착을 가진 청소년은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쉽게 좌절한다. 부모의 양육 태도는 이러한 애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권위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6. 부모의 역할 1:

 대화로 다가가기 자녀가 연애를 시작했을 때, 그 사실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부모는 평소에 자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소한 감정도 존중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부정적인 반응은 자녀가 마음을 닫고, 인터넷이나 친구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게 만들 수 있다.

 

상담 사례  – 딸아이의 갑작스러운 연애 고백
 중3 딸을 둔 엄마 A씨는 딸이 갑자기 “엄마, 나 남자친구 생겼어.”라고 말하자 얼어붙었다고 말한다.
그동안 자녀와 사이가 원만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연애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공부해야 할 시기에 연애라니’라는 걱정이 앞섰고, 무의식적으로 “그게 지금 할 일이니?”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이후 딸은 더 이상 아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휴대폰을 숨기거나 방문을 걸어 잠그는 일이 잦아졌다.
상담에서는 A씨가 “그때 내가 다정하게 물어봐 줬으면 어땠을까?”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이런 사례는 연애를 금기시하지 말고, 자녀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모의 역할 2: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성은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청소년은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간다. 자위, 피임,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터놓고 나눌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선, 먼저 부모 자신이 성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성에 대한 침묵은 자녀에게 "성은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것"이라는 왜곡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부모의 역할 3:

 경계 설정과 원칙 만들기 청소년의 연애를 전적으로 방임하거나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몇 시까지 들어와야 하는가’, ‘어디에서 만나는가’, ‘공부와 연애의 균형’ 등 현실적인 규칙을 함께 만들고, 부모의 관심이 감시가 아닌 신뢰와 지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자녀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연애는 훈련을 통해 습득된다.

 

 7. 위기 상황에서의 부모 역할 실연, 감정 기복, 관계 내 갈등 등은 청소년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이때 부모는 해결하려 들기보다는 자녀의 감정을 수용하고, 충분히 들어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넌 그럴 수 있어.” “이런 경험이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 거야.”라는 따뜻한 지지의 말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된다. 자해, 등교 거부,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적극 권해야 한다.

 

상담 사례  – 이별 후 자해 행동을 보이는 고등학생

 고2 남학생 B군은 한 달간 교제를 하던 여자친구에게 차인 후, “내가 별로인 사람이라서 그렇다”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말을 반복했고, 손목을 긋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부모는 처음엔 “그런 건 누구나 겪는 일이야. 지나가.”라며 무시했지만, B군의 등교 거부, 식욕 저하, 수면 장애가 지속되자 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통해 B군은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자신에게 ‘가치 확인’의 수단이었으며, 그 관계가 끝나자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긴다는 깊은 감정 상태를 털어놓았다.
→ 이처럼 이성교제는 청소년의 자존감,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별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닌 심리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의 즉각적인 조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감정 수용과 공감이다.

 

   연애는 성장이다 청소년기의 연애는 단순한 감정놀이가 아니라, 자아를 확립하고 대인관계를 배우는 귀중한 경험이다. 부모는 자녀가 실수하지 않게 지켜보는 감시자가 아니라, 자녀가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주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아이는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부모는 그 과정을 통해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