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를 지나는 자녀의 변화는 부모에게 혼란과 걱정을 안겨줍니다. 거칠어진 말투, 반복되는 거짓말, 다이어트를 핑계로 한 식사 거부, 친구와의 단절… 사춘기의 흔한 현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면에는 '도움이 필요한 문제행동'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부모님들이 놓치기 쉬운 청소년의 대표적인 문제행동인 "품행장애"와 "섭식장애"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려 합니다. 단순히 버릇이나 성격으로 치부되는 행동 속에는 자녀의 내면 갈등, 정서적 결핍, 자존감 문제 등 복합적인 심리 신호가 담겨있습니다. 이 글은 부모님께서 자녀의 행동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올바른 대응 방안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품행장애란 무엇인가요?
품행장애는 아이가 반복적으로 타인의 권리나 사회 규범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친구를 괴롭히거나, 물건을 훔치고, 규칙을 어기고, 학교에 자주 빠지거나 가출을 반복하는 등의 행동이 12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나쁘거나 고의적인 경우보다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품행장애는 ADHD, 불안장애, 우울장애 등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아이의 전체적인 정서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품행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 부모의 지나친 통제나 무관심
- 반복된 체벌 또는 학대 경험
- 친구 관계에서의 소외나 따돌림
- ADHD와 같은 주의력 문제 동반
- 불안, 우울 등 심리적 불균형
- 디지털 미디어 과사용, 폭력적 콘텐츠 노출
품행장애의 경고 신호
- 이유 없이 자주 화내고 폭언함
- 친구를 괴롭히거나 싸움이 잦음
- 물건을 파괴하거나 훔침
- 규칙을 무시하고 말대꾸를 반복함
- 동물에게 잔인한 행동을 함
- 부모나 교사에게 폭력적 언행을 보임
이러한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반항이나 성격 문제로 보기보다는 정서적인 위기 상태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모의 관찰과 민감한 반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품행장애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 아이의 행동 이면에 감정을 들여다보세요: "왜 자꾸 화가 나는 걸까?"
- 부모는 명확하고 일관된 규칙을 제시해야 합니다.
-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예: 말로 표현하기, 글쓰기, 미술 등)
- 전문가 상담, 인지행동치료 등 적극적인 개입 필요
- ADHD 등의 동반 문제가 있다면 병원 진료 병행
- 또래관계 훈련, 사회성 기술 훈련 등도 효과적입니다
사례 :
중2 남학생 민재(가명)는 친구의 물건을 훔치고, 자주 싸움을 벌이며, 교사에게도 욕설을 내뱉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부모는 처음엔 사춘기라고 여겼지만, 상담과 심리검사를 통해 품행장애와 ADHD가 동반된 것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치료 초기에는 반항이 심했지만, 꾸준한 행동치료와 부모-자녀 상담을 통해 점차 감정 표현 방식이 개선되었고, 현재는 친구들과도 갈등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민재 어머니는 “이전에는 억지로 고치려 했는데, 지금은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섭식장애란 무엇인가요?
섭식장애는 청소년이 외모나 체중에 집착하면서 비정상적인 식습관을 반복하는 문제입니다. 음식을 거의 먹지 않거나(식욕부진증), 폭식을 반복하고 토해내는 행동(폭식증), 감정적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행동(폭식장애) 등이 포함됩니다. 최근에는 남학생에게서도 체형에 대한 불안과 폭식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자녀가 "살이 쪄 보여서 밥을 안 먹겠어"라고 말할 때, 단순히 체형 고민으로 넘기기보다는 그 말 안에 담긴 자아상, 자기 혐오, 비교심리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섭식장애의 원인
- 낮은 자존감
- SNS로 인한 외모 비교와 열등감
- 가족 내 외모 중심 대화 ("너 살 좀 빼야겠다")
- 불안, 우울, 완벽주의 성향
- 또래 사이에서의 비교, 따돌림
- 섭식장애의 경고 신호
- 식사량 급감 또는 폭식 후 토하는 행동
- 체중은 정상이지만 계속 “뚱뚱하다”고 느낌
- 거울 앞에서 시간을 많이 보냄
- 식사 후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식사를 회피함
- 체중, 칼로리에 과도하게 집착
-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또는 증가
- 섭식장애의 대처 방법
- 자녀의 감정에 먼저 귀 기울이기: “요즘 너 많이 예민한 것 같아, 무슨 걱정 있어?”
- 외모보다 건강, 성격, 노력에 초점을 맞춰 칭찬해주세요
- 식사 시간은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시간으로 만들기
- 필요하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기
- 심리상담, 가족상담, 식이상담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기
사례 :
고1 여학생 수진(가명)은 SNS 속 마른 몸매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식사를 거르고 밤늦게 폭식을 하며, 몰래 토하는 행동이 반복됐습니다. 부모는 이를 다이어트로 여겨 방치했지만, 결국 건강검진에서 저체중과 위장 장애를 진단받고 정신건강 클리닉에 연결되었습니다. 수진은 심리상담, 식이치료, 가족상담을 병행하며 회복 중이며, 최근에는 “처음으로 거울 속 내 모습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께 드리는 조언
품행장애와 섭식장애는 청소년의 내면이 보내는 '도움 요청'입니다. 단순한 사춘기 반항이나 다이어트로 여겨 방치하면, 성인이 되어도 지속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개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보이는 행동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녀를 바꾸려 하기보다 "이해하고 함께하는 부모"가 되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자녀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순간, 변화는 시작됩니다. 상담이 필요한 경우, 가까운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결해 보세요. 상담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성장과 회복을 함께 만들어가는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부모의 태도를 기억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마음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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