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

"숙제해!"가 통하지 않는 이유, 말투만 바꿔도 아이가 달라집니다

insight6473 2025. 4. 8. 12:20

소통의 창구

 

요즘 아이랑은 도통 말이 안 통해요.”
상담실을 찾는 많은 부모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존재’일까요?

사실 아이는 말이 안 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말이 마음에 닿지 않기 때문에 듣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그 말이 부담스럽고 무섭기만 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 말의 양이 아니라, 그 말 속에 담긴 감정과 태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말이 통하는 부모’**와 **‘말만 많은 부모’**의 차이를 통해
아이와의 소통을 회복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말은 많지만 대화는 없는 가정의 현실

현대 부모는 자녀에게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도 하고, 친구 문제나 감정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려 하죠.
하지만 아이는 “엄마는 맨날 말만 많아”, “아빠랑 얘기해도 소용없어”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부모가 **‘듣지 않고, 판단하고, 조언하는 말’**만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모는 말하고, 아이는 듣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며, 말은 있지만 대화는 사라진 상황이 되는 것이죠.

 

2. 왜 자녀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을까?

⛔ 지시형 말투

지시형 말투는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거나 행동을 통제하려는 말투입니다.
문제는 이 말투가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 자극’**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춘기 아이는 부모의 지시를 통제나 간섭으로 받아들여 반항심이 생기기 쉽습니다.

❌ 지시형 말투 사례

“숙제 다 했어? 빨리 해!”
“당장 핸드폰 내려놔.”
“지금 당장 씻고 자!”
“왜 그렇게 굼벵이처럼 굴어?”
“엄마 말 안 들려? 얼른 안 해?”

이런 말투는 부모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이의 자율성과 감정을 무시하는 느낌을 줍니다.
결국 아이는 반발하거나, 아예 무시하거나, 겉으로만 듣는 척 하게 됩니다.

 

 이렇게 바꾸면 소통이 됩니다

“숙제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지금 시작할 수 있을까?”
“핸드폰을 좀 쉬고,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으로 바꿔보자.”
“잠자기 전에 씻고 나면 더 개운할 거야. 같이 움직여볼까?”
“엄마는 네가 천천히 움직일 때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
“지금 엄마가 하는 말이 중요해서, 네 생각도 함께 듣고 싶어.”

질문형, 제안형, 감정 공유형 말투로 바꾸면
아이의 ‘반발심’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 정답 강요

“그럴 땐 이렇게 해야지.”
“내가 어릴 땐 그런 걸로 고민도 안 했어.”
이런 말은 아이의 감정과 경험을 무시하고, ‘어른의 기준’을 강요하는 표현입니다.

⛔ 감정 무시

“그 정도 일로 왜 그래?”
“괜찮아, 별일 아니야.”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가볍게 취급됐다고 느끼고, 점점 더 속마음을 숨깁니다.

 

 

3. 말이 통하는 부모의 3가지 특징

1) 감정을 들어준다

아이들은 논리보다 감정으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감정을 먼저 받아들이지 않고 이성적인 설명부터 한다면, 대화는 시작도 되지 않습니다.

💬 상담 사례

중1 하윤이는 친구와의 갈등으로 “학교 안 가고 싶어”라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그건 절대 안 돼.”라고 반응했고, 하윤이는 방에 틀어박혔습니다.

며칠 뒤, 상담사에게 하윤이는 말했습니다.
“엄마는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반면 어떤 엄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구나. 학교 가기 싫을 정도면 마음이 많이 아팠겠다.”

하윤이는 울며 친구 관계의 갈등과 불안함을 털어놓았고,
이후 스스로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 감정을 인정받는 순간, 아이는 부모를 ‘내 편’이라고 느낍니다.


2) 조언보다 질문을 던진다

부모는 자녀가 힘들어할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바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 때 자신감을 얻습니다.

💬 상담 사례

초등 5학년 정우는 시험을 망치고 의기소침해 있었습니다.
아빠는 “그러니까 미리 공부하랬잖아”라고 말했고, 정우는 더 말이 없어졌습니다.

상담을 통해 아버지는 조언 대신 질문을 시도했습니다.
“이번 시험 중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는 뭐였어?”
“어떻게 공부하면 다음엔 덜 힘들까?”

정우는 자신의 공부 습관을 돌아보고,
아빠와 공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오히려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 조언은 부모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 질문은 아이의 생각을 끌어내는 대화입니다.


3) 아이의 언어로 말한다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말투와 표현이 아이의 감정과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 상담 사례

초등 3학년 예빈이는 친구와 다투고 “다시는 걔랑 안 놀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친구는 사이좋게 지내야지.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반응했고,
예빈이는 더 크게 울며 “엄마는 내 마음 몰라!”라고 외쳤습니다.

엄마는 상담을 통해 ‘감정을 따라가는 말투’를 배웠고,
다음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속상했겠다. 예빈이가 많이 화났구나.”

예빈이는 “걔가 약속을 안 지켰어”라고 말했고,
그제야 엄마는 상황을 이해하며 아이의 감정을 보듬어줄 수 있었습니다.

👉 아이는 ‘훈계’보다 ‘공감’을 통해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4. 말보다 중요한 건 태도입니다

우리는 자녀와의 대화에서 말의 내용만 고민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말이 어떤 마음으로 전달되는가’**입니다.

말이 통하는 부모는 말이 적어도 마음이 닿습니다.
반면 말만 많은 부모는, 아이의 마음에 아무런 울림도 남기지 못합니다.


  오늘 나는 어떤 부모인가요?

아이와 대화가 안 된다고 느낄 때,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들어주고 있는가?”
“내가 말하기보다 아이가 말하게 하고 있는가?”
“아이의 눈높이로 이야기하고 있는가?”

말이 통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건,
특별한 교육이 아닙니다.
단지, 듣는 마음과 공감하는 태도,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려는 진심이면 충분합니다.